생명의 양식 > 도원교회

생명의 양식

감정훈련

관리자 0 114 2023.09.17 12:28
본문말씀 열왕기상 19:1~8
설교자 박정덕 목사
설교일 2023-09-17

감정을 신앙으로 착각할 때, 신앙을 감정만으로 이해할 때, 시험에 빠집니다. 감정의 절정을 신앙의 절정으로, 감정의 바닥을 신앙의 바닥으로 여기면, 오히려 영적 침체를 만납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나쁠 때, 믿음이 어떻습니까? 마치 신앙이 없는 사람처럼 생활하죠. 기도할 생각을 안 합니다. 말씀을 가까이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자신을 아무렇게나 살고자 해요. 그래서 시험에 빠지죠. 삶이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 믿음도 신앙도 덩달아 따분해지고 늘어지죠. 다 감정이 그렇게 만들어요. 감정에 지면 안 됩니다. 감정에 무너지면 안 됩니다. 감정은 정말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갈멜산 정상에서 앨리야 선지자,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이 결투하죠. 누가 섬기는 신이 참 신이냐! 진검승부를 펼칩니다. 이 생사를 건 결투에서 엘리야는 하늘의 불을 끌어내립니다. 모든 거짓 선지자들을 다 불태웠어요. 하나님만이 참 신이심을 증명했어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엘리야가 바울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을 죽였다. 이 소식을 아합 왕비 이세벨이 들었습니다. 이세벨이 신하를 엘리야에게 보냅니다. 신하가 엘리야를 향해, 이세벨의 말을 그대로 전해요. 반드시 너를 죽이리라. 엘리야, 이세벨이 자기를 죽인다는 말 한마디에 갑자기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요.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두려워서 도망을 칩니다. 하루 동안 도망을 쳤어요. 광야에 이릅니다, 로뎀 나무 밑에 주저앉았죠. 고백합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이런 뜻입니다. 모든 것을 이제 끝내고 싶습니다.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하나님, 이만하면 됐습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저 조상들과 함께 무덤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건 감정, 기분입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죽고 싶은 감정입니다. 지금 로뎀나무 아래서, 기진맥진해있는 엘리야의 모습, 탄식, 혹시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뜻대로 안 될 때, 내 힘으로 안 될 때, 뭔가 꼬일 때, 죽고 싶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 이런 탄식 하죠. 바로 이겁니다. 이건 감정입니다. 기분입니다. 조금 전 갈멜산에서 거짓 선지자 850명과 대결할 때, 엘리야의 열정, 씩씩한 기상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완전히 기가 죽고 풀이 죽어, 다 집어치우고 싶습니다. 회의가 찾아와 엘리야를 완전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차라리 죽고 싶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주님! 다 집어치우고 싶습니다. 정말 선지자 노릇 할 기분이 아닙니다. 이게 뭡니까? 죽고 싶다는 것과 죽는 것은 완전히 다르죠. 집어치우고 싶다는 것과 실제로 집어치우는 것은 다릅니다,

 

주님께서 공중을 나는 새를 보라, 들에 핀 꽃을 보라. 하나님께서 기르고 먹이신다고 말씀하셨지요. 하늘을 나는 새가 날씨에 구애받습니까? 기분에 따라 날고 안 날고 결정합니까? 아닙니다. 하늘 나는 새는 흐린 날도 날고, 갠 날도 날고, 비가 오는 날도 날고, 안개 낀 날도 날아다닙니다. 들에 핀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불거나, 햇빛이 나거나 핍니다. 기분, 감정에 따라 꽃이 피고, 안 피고 그러지 않습니다. 공중의 새와 들의 꽃을 먹이고 입히시는 하나님께서, 내 아버지가 되사, 내 형편이 어떠하든지, 내 기분, 감정이 어떠하든지, 나를 충분히 먹이고 입히고 재우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 염려하지 말라.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내 기분이 우울하다고, 내 감정이 파도친다고, 하나님의 은혜도 오락가락하고 그러지 않습니다. 느낌에 따라 내 기분, 감정에 따라 하나님의 축복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이 기분을 따라 감정의 지배를 받으면, 광야에서 가장 화려하고 돋보이는 로뎀나무가 되든지, 아니면 로뎀나무 아래서 절망스럽게 탄식하는 엘리야가 되든지, 둘 가운데 하나가 돼요. 고통 중에서도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면, 신앙은 언제나 기복주의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분과 감정을 따라 욕구를 채우는 식으로 신앙 생활하게 돼요. 기분이 좋으면 복을 구하고, 기분이 나쁘면 생각과 말로 저주를 불러오는 삶, 결국 꽝이 되고 말죠, 세월 허비하는 거죠. 기분이 좋으면 신앙이 절정, 나쁘면 바닥, 사명을 잃어버립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릅니다.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은 다 감정입니다, 기분입니다. 거룩한 지성으로 감정과 기분을 길 들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지혜와 계시의 영이신 성령으로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 어떤 현실, 어떤 상황에서도 갈멜산 대첩을 가져오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